① 우리는 명절이 싫다~~~
*10대: “도와드린다고 하면 나가서 놀래요.”
우리 할머니는 제게 이러죠. “걸리적거리니까, 나가 주는게 도와주는 거야~~.”
그러나 놀거리가 별로 없어요. 사촌들이랑 인터넷 게임만 무지 많이 해요.

*20대: “친구들 만나서 찐한 회포를 풀죠.”
오랜만에 고향에 가면 친구들 만나 술 한잔(?) 마시게 되죠. 명절때나 되야 옛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30대: “눈치보느라 너무너무 피곤해요.”
다른 형제들과 비교되지 않게 선물 준비하느라 신경쓰고, 장시간 운전해서 피곤하고, 부모님 눈치보며 아내 기분 맞춰줘야 되고....
몸도, 마음도 경제도 모두 피곤합니다.

*40대: “그냥 명절이니까 지내죠.”
명절이라고 모두 모이지만, 아이는 아이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모여 있고. 간만에 보는 동생들도 모두 피곤해하고 나도 피곤하니까 주로 잠만 자죠.
그리고 친인척 대접하다보면 그냥 그렇게 3일이 지나게 되죠.

②명절? 형식은 없다 !! -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것뿐!!
- 진주에 사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

“명절이 다가오면 여자들은 머리도, 배도 아프다고 한다. 이걸 명절스트레스증후군이라고 하나? 만약 내가 처가에 가서 여자들이 시댁에서 하는 것처럼 명절을 보내야 한다면???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아니 그러고도 남겠다는 공감이 든다. 우리 집은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의 부담에서 벗어나 명절이 자유로운 편이다.
우리 형제들은 몇 년 전부터 전국의 콘도를 다니며 명절을 보냈다. 각자 음식을 나누어 준비해서 콘도로 모이고 여유롭게 산책, 등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2년 전부터는 형수님이 가족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다시 형님 집에 모이고 있다.
어머니와 형제들이 모두 모여 형수님이 준비해 놓은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하루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보낸다. 여동생도 명절에 같이 모여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모두들 처갓집을 향해 돌아간다. 아내는 아내대로 멀리 있는 친정에 혼자 찾아가 명절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 형제들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나 정다운 이야기도 나눌수 있고, 아이들도 사촌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자유로운 명절을 보내고 있다.”



 

① “결혼 안해?”
내 나이 31살. “언제 결혼 할꺼냐” “눈이 높은가 보지?” “다음 명절엔 이 집에 있으면 안되지” 이런 친척들의 언어폭격에 명절이 두렵다. 걱정반 관심반 친척이라는 명분으로 던지는 말들. 차라리 요즘 무슨 드라마를 재밌게 보냐고 물어봤으면...

② 엄마 그리고 그 딸
아빠는 종갓집 종손. 엄마는 종갓집 맏며느리. 나는 그 집안의 큰딸.
나도 언제부턴가 엄마와 시장보기부터, 차례 음식만들기, 설거지, 뒷정리까지 하고 있다. 명절 때 친척들은 덕담이라고 한마디씩 한다. 본게 많아서 시집가면 잘 살거라고!! 명절에 어디로 도망치고 싶지만, 엄마를 생각하면 그것도 만만치 않은일이다.

③ 명절에 여자가 어딜~!!
명절에 오빠친구들이 인사오면 손님으로 대접한다. 하지만 딸인 내가 친구 집에 간다고 하면 어디 여자가 명절날 남의 집에가냐고 하신다. 첫 전화도 여자가 하는게 아니라고 한다. 이런 게 전통이고 명절이라니!

④ 음식만들어서 혼자사는 친구네 집에 모이죠~ - 어느 미혼의 명절속내
주변에서 주는 스트레스에 명절이 오면 피하고만 싶답니다. 명절이 되면 혼자 사는 친구네 집에 모여 각자 음식을 싸들고 와서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얘기들도 나누고, 같이 영화도 봅니다. 확실히 명절의 긴 휴일 때문에 친구들과도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니까 좋답니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는 이 미혼의 시절이 끝나고 언젠가 결혼하게 되면 이런 자유도 없어질까 두렵긴해요”

⑤ 동성애자 친구들과 함께 작은 명절 파티를 열어볼까요?
-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 회원]

“대부분의 동성애자 가족들은 명절이면 뿔뿔이 자신의 집으로 흩어진답니다. 겉으로 보기에 비혼여성인 우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지만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일) 하지 않는 한 가족들에게 여전히 우린 ■결혼하지 않은 딸, 손녀■일 뿐이랍니다. 가끔씩 동성애자 친구들과 명절에 모여 수다도 떨며, 작은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언제쯤 사랑하는 가족, 부모님과 서로 사는 모습이 달라도 존중받으며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명절이 찾아올까요?”



 

①"친척 눈 피해 친정나들이는 밤에만“
여자 혼자 산다는 게 눈엣가시인지 볼 때마다 재혼을 서두르라고 한다. 심지어 어떤 친척은 재결합을 권하기도 한다. 특히 집에서 차례 지낼 땐, 출가한 딸은 제사 참석도 못하고.. 매번 듣는 이런 말 때문에 명절기피증이 생기고 말았다. 아들은 명절 때마다 남편 집에 가서 차례를 지내야만 한다. 혼자 지내는 명절이 허전할 뿐이다.

② 여행을 떠나는 새로운 명절!
“작년 추석에는 한부모 송편빚기에 참여했답니다. 아이들과 한부모들이 한데 어울려 예쁜 송편, 못생긴 송편을 빚으며 이야기꽃이 피우며 오순 도순 보냈답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던 저는 친구와 함께 아이들과 함께 신나고 들뜬 ‘마음의 배낭’을 메고 강원도로 출발했습니다. 그토록 그리며 가보고 싶었던 오대산과 소금강까지! 아~ 이런 행복한 명절을 보내다니~ 결혼한 때에는 정말 꿈이라도 꿀 수 있었던가요!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명절이 행복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답니다.”

③ 한부모가족들과 즐거운 여행, 고궁 나들이를 떠나요!
- 인터넷 한부모 모임 [아이사랑] 회원들
“지난 명절에는 뜻맞는 한부모 가족들이 뭉쳐 통나무 집으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회원들은 번개모임으로 명절당일날에 고궁나들이를 함께 했답니다. 명절을 이렇게도 지낼 수도 있구나하는 부러운 마음이 드신다구요? 이렇게 한부모 가족들이 앞장서서 다양한 색깔의 즐거운 명절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① 부부가 함께해요! 장보기부터 설거지까지!! - 한명숙 (여성부 장관)
“해마다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지요. 꽤 오래 전부터 명절이면 장보기는 물론 설거지까지 부부가 명절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차례음식은 저희 부부를 포함해 친척들도 도란 도란 같이 준비하고 제사상차림, 절하기와 음복에도 남녀 모두 함께 참여하죠. 남편보다는 제쪽에 친척이 많아서 명절 전날 저녁이면 장녀인 저희 집으로 친정 식구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그리고 명절당일 오후에 시댁(남편의 친척집)에 갑니다. 명절! 주로 서로 못다한 얘기들을 나누고, 아이들과 윷놀이도 한판 벌이며 함박웃음을 지어보는 시간이랍니다. ”

② 명절 제사음식은 형제가 골고루 나눠서 준비! - 이미경 (국회의원)
“우리집 명절의 시작은 제사음식을 형제가 골고루 나눠서 준비하는 것부터입니다. 시동생과 동서는 지짐, 떡, 기타 장보기를 맡아서 하구요, 큰집인 저희 집에서는 생선, 떡국, 갈치 등을 맡아서 준비한답니다. 이렇게 서로 음식을 나누어 준비해오면 한쪽에만 집중되었던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어 좋고, 몸도 마음도 여유로와 집니다. 여러분들도, 그 누군가만 혼자서 명절의 일을 짊어져야 하는 부담없는 명절을 보냈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



 

① 웬만해선 대가족 명절노동을 멈출 수 없다!!
여기는 종갓집. 새벽 차례상부터 시작해 오후 3시까지 상차림-설거지-상차림을 반복하느라, 여자들은 점심 먹을 시간조차 없는데, 남자들은 손님들과 어울려 먹기만!!

② 철저한 분업? - 음식준비는 며느리, 차례는 남자들만!!
조상의 차례를 지내는데 정성을 들여야 할 음식은 성(姓)씨가 다른 며느리(남의 자손)들이 모두 준비하고.
정작 절이나 음복, 성묘할 때는 같은 성(姓)씨의 아들들이 한다.

③ 동급최강!! - 종갓집 맏며느리
같은 며느리라도, 맏며느리는 명절준비의 절대적인 부분을 맡게 된다. 시대가 변했다지만, 종갓집 큰며느리, 외며느리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 단지 나의 남편이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④ 나도 명절엔 가족이 그립다.
시댁은 3형제에 며느리가 셋이고, 친정은 딸만 둘이다. 친정어머니 혼자 명절을 보내실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나도 어머니와 자매들과 명절을 보내고 싶다.



 

① 차례도 음식도 없는 명절- 명절은 모여 간단히 식사나 같이
김정남 (서울 목동14단지)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차례 음식도 준비하지 않는다. 추석때는 아침에 성묘하고 오후에 큰집에서 간단한 식사만 한다.
설에는 5형제가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손님을 치룬다. 처음에는 여느 집처럼 큰집에서 계속 모였는데 집안의 맏이인 큰 시누이가 20여명이 넘는 손님을 치루는 게 힘드니까 돌아가면서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낸 것이 가족회의에서 받아들여져 그렇게 하게 되었다. 항상 저녁 6시에 모여서 그 집의 특성에 맞는 식사대접을 받고 세대별로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마지막으로는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10시나 11시가 되면 헤어진다.
지금까지의 식사는 비빔밥, 매운탕 같은 것들이었다. 명절이나 제사 때의 골칫거리인 설거지도 주체측이 하자는 의견에 따라 먹고나서 설겆이는 그대로 담아두고, 앉아서 같이 놀다가 그냥 온다. 덕분에 막내라는 이유로 늘 설거지를 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내가 식모인가'하는 불만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처음에 지금의 방법에 대한 제안을 들었을 때는 '없던 내 차례도 돌아오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5년에 한번이니까 별 부담이 없다. 거기다 제안한 당사자인 큰 시누이가 복잡한 것을 싫어해서 뭐든지 '간단히 해라' 하는 주의라 다들 불평없이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집도 순서가 되어 5년에 한번이니까 이것 저것 준비했더니 다들 뭘 이렇게 많이 준비했냐고 하셨다.
그런데 이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해서 또 한번의 가족회의로 결정을 해야한다. 새로 생긴 문제는 이제 조카들이 장성해서 결혼들을 하고 자식을 낳으니까 다 모이면 대식구라 힘들다는 점이다. 그래서 명절 다음날 형제들끼리 만나서 식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었고, 이번 가족회의에서 결정이 날 예정이다.
친정의 경우는 아직 그렇게까지는 하고 있지 않지만 며느리들은 명절 점심때만 되면 친정으로 명절을 지내려가게 하시고 나의 제안과 친정어머님의 적극적인 공세와 친정아버님의 찬성으로 설거지는 남자가 하는 걸로 결정났다. 그러나 올해부터 그렇게 되려는지는 지켜봐야겠다.


② [사례 2] 가족 모두 참가한 송편만들기 대회 최희연 (광주시)
나는 명절 때면 집안 남자들이 잠만 자고, 전혀 명절준비를 거들지 않는 것이 내심 속상했다.
그래서 작년 추석, 궁리를 한 결과 가족들에게 송편 빚기 대회를 제의했다.
모두가 참가한 가운데 가족별 송편 빚기 대회를 실시했는데 어머님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참가한 재미있는 대회였다. 밉게 만든 사람에게는 벌금을 물려서, 그 벌금은 명절에 필요한 비용에 보태었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송편 빚는 모습은 너무 좋았고, 더욱 서로가 가까워진 듯 하다.
사진을 찍어 남기지 못한게 무척 아쉬웠다.


③ 모두가 즐기는 명절 서소연 (진주시)
작년부터 나의 명절은 사뭇 달라졌다. 음식은 적당히 만들고 꼭 이것은 마련해야한다는 틀에서 벗어나 각자 기호에 맞는 음식만 마련하며, 청소와 음식마련은 남자 여자로 나뉘어 분담을 한다.
제사상은 따로 차리지 않고 정성어린 청수 한그릇으로 대신하며 다같이 둘러 앉아 마음으로 절을 하고 살아계실 때의 모습을 각자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조상으로부터 지금의 우리가 있음에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복잡한 당일의 성묘는 하지않고 그전에 한가한 평일을 택해 벌초와 성묘를 한다. 명절 당일은 가족이 오붓하게 이야기도 하고 볼 만한 영화라도 있으면 보러간다. 또 가까운 레스토랑이라도 가서 분위기 잡으며 모처럼 가족끼리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시간도 벌 수 있고 가사노동도 줄일 수 있다면 최대한 기계적인 힘을 빌려서 한다. 풍수학자 최창조씨의 말에 의하면 "마음 잘먹고 자기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바로 명당"이라 했듯이 조상의 혈기를 받아 태어난 현재의 우리가 편안하고 편하게 치르는 명절이 곧 조상의 뜻이 아닌가 한다.

전통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었을 뿐, 검증되지 않은 제도에 우리가 그도 반쪽성(여성)이 홍역을 치른다면 이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이리하는 것이 조상의 올바른 뜻을 찾아 섬기는 후손의 할 일이 아니겠는가. 명절은 인간의 근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지금의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집은 "귀신은 귀신같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에 제사 지내는 날짜에, 시간에 너무 연연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아버님의 말씀만 봐도 지금 우리가족의 명절 지내기는 분명 변해가고 있다. 나는 큰며느리지만 이렇게 보낸다면 명절이 싫지만은 않다. 아쉬움이 있다면 주위의 명절로부터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명절 프로그램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④ 명절 때 한두끼의 식사는 남자들이 이재인(서울시 강남)
우리 시댁 식구들은 명절 때 보통 2박3일정도 함께 지낸다.
이때 한 두끼는 꼭 남자들이 준비한다. 여자(며느리, 부인)들이 함께 밖에서 쉬다오면 남자들이 식사 준비해 놓는다. 호텔에서 일하는 시아주버님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남성이 음식을 만드는 것을 특별히 어색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명절이라고 여성만 일하고 남자들은 놀기만 하지 않는다. 한두끼 정도는 모두 남자들이 밥을 차린다. 그래도 다른 집보다는 나은 명절이라 생각한다.
이번 추석엔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고아원 같은 시설의 이웃을 찾아가려 한다. 명절의 따뜻함을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과 나누고 싶다. 단지 내 가족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도 넓은 의미의 공동체 식구니까.


⑤ 각자 집에서 음식장만해 모이기 이진숙(광주시)
친정 명절얘기를 하고싶다.
우리 친정은 8남매에 남자형제가 6명이다. 그만큼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음식준비가 만만치않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음식을 각자의 집에서 하나씩, 두개씩 맡아해오고 있다. 즉 누구네는 과일, 어디는 전과 부침개, 어디는 떡과 나물... 이런식으로 나눠서 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큰댁에 모인다. 큰댁은 국과 밥, 갈비같이 옮기기 어렵고 바로 먹어야하는 음식을 주로 준비한다. 이렇게 치르니 음식준비에 쏟는 시간과 힘든 것도 덜어지고 함께 준비하게 되어 참 좋다.

⑥ 장남 차남 돌아기며 명절지내기 김상옥(충남 공주시)
시댁이 기독교 집안이라서 제사는 드리지 않는다.
그래도 명절이며 제사가 돌아오면 음식을 준비하고 해야할 일이 많은 건 여느 집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3년 전부터 차남인 우리 집과 큰댁이 번갈아가며 명절을 지내고 있다. 남편의 형제는 5남매로, 남편이 차남이다. 처음에는 명절 때마다 장남인 시아주버니 댁에서 모였다. 그러다보니 준비하는 형님은 너무 할 일도 많고 명절 때 친정에도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번갈아가며 치르자고 제안했다. 지금은 명절 당일 오후에는 각자 친정으로 떠난다. 형님도 너무 좋아하신다. 큰아주버님도 좋아하신다. 조상모시기가 장남만의 몫은 아니다. 서로 일을 나누고 모든 형제가 부모를 기리는 마음은 같지 않은가.

⑦ 음식과 설거지는 가족 모두 나누어서, 그리고 가족 등산하기
정경희(서울시 잠실)
우리 집은 명절에 사촌 큰댁에서 모인다. 사촌형제가 모두 10형제 정도이니 가족들까지 모이면 50-60명이 된다. 음식준비는 명절 하루 전쯤 모여서 부침개, 전 등을 함께 만든다. 식사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뷔페식으로 차린다. 음식들을 뷔페처럼 차려놓고 앉아먹을 수 있는 상을 3개정도 펴놓는다.
설거지도 줄이고 음식도 남지 않아 좋다. 또한 설거지는 조카들의 몫이다.
조카들이 대학원생이나 대학생, 고등학생들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5년 전부터 해오고 이 일에 남자조카들도 참여하는 건 당연하다.
차례와 음식을 먹고 나면 온 가족이 윷놀이를 한다. 가족마다 참가비를 내고 선물은 큰댁에서 미리 준비한다. 온가족이 함께 놀이를 즐기고 상품도 타니 참 좋다. 특히 추석에는 북한산 아래 사는 형제댁에 모이게 되는데 그때는 함께 등산도 한다. 원하는 사람만 산을 오르지만 가족이 모였다가 그냥 헤어지지는 것보다 함께 정도 나누니 좋다.

⑧ 큰집 작은 집, 제사 나누어서 지내기 황윤서
우리 친정은 자그마치 7남매나 되는 많은 형제가 있는데, 부모님은 아들딸을 구분해서 키우지 않았지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일찍부터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고 딸이고 모두 힘을 합쳐 음식준비를 해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엄마가 직장엘 다니셨거든요. 장보기부터 재료 다듬고 상에 올리는 것까지 남녀구별이 아예 없었습니다. 작은오빠는 전부치고, 큰오빠 마늘도 까고 밤도 까고......
그런데 결혼해 보니 시댁은 정 반대더군요. 장보기부터 상차리기까지 몽땅 여자들 몫인 거예요. 그래서 남편을 들들들 볶았죠.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은 남편이 많이 도와줍니다. 지금까지 시어머님이 못마땅한 눈길로 노려보기도 하고 마음 불편한 내색도 많이 하시고 그랬어요. 70평생을 남자는 부엌에 안 들이는 것이 옳은 것으로 알고 살아온 분이니 갑자기 생각이 바뀔 리는 없는게 당연해서 결사적으로 싸우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 IMF 때 큰집(남편이 차남이거든요)이 곤란한 일을 겪어서 저희가 어머님을 모시게 되었어요. 어머님이 저희 집에 사셨지만 처음에는 큰집에서 기제사와 명절제사를 다 지냈어요. 그런데 큰집이 점점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제사 지내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동서에게 명절제사는 저희 집에서 지내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지요. 제사를 나누자는 것이지요. 처음에 동서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듯했습니다. 가뜩이나 살림이 기울어 속상한 참에 제사를 나누자 했으니까요. 우리 사회에서 장남이라는 지위는 제사 지내는 행위로 증명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저로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누가 제사 지내는 일을 스스로 떠맡으려 하겠어요? 더구나 맞벌이하는 처지에. 큰집을 설득해 기제사는 큰집에서, 명절제사는 작은집에서 하는 것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나누어 지내게 되었지만 저는 큰집 살림이 좋아져서 커다란 집으로 이사가도 제사를 나누어 지내기를 원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 장남만 힘들게 키웠겠습니까? 남편은 둘째인 제가 제사 지내겠다니 고마워서 그런지 시장을 본다든지, 갑자기 뭐가 필요하다든지 할 때 부지런히 도와줍니다.

조상을 기억하고 제사를 지내는 건 분명 외국에는 없는 우리만의 미풍양속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구요. 이런 일을 자식들이 기꺼이 골고루 나누어 떠맡고, 아이들에게 서로 돕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물론 남녀 구별 없이 서로 도와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도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아주버님은 제사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분은 처음에 시댁에서 제가 설거지하는 걸 도와주는 남편을 보고 "딱하고 한심한 놈!" 이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지요. 그렇다고 시아주버님을 붙들고 교육을 시킬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어요.
친정과 시댁의 분위기나 생각이 너무 많이 달라서 결혼 초에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요즘 젊은 새댁들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갑자기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보다 조금씩 천천히 바꿔가자구요.

평생을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서 그것을 진리로 알고 살아온 부모님 세대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 것입니다. 21세기인 지금도 그분들은 19세기 농경사회 스타일로 생각하니까요! 그분들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보다 더 젊은 세대의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서 차츰차츰 바꿔나가는 것이 비교적 현실적인 대책인 것 같습니다.